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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오색찬란한 단풍을 기다린다

여름 더위가 가시면 곧 신선한 가을이다. 가을걷이와 함께 짙어가는 단풍의 멋스러움을 놓치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은 단풍놀이를 즐기며 삶을 풍성하게 가꿨다. 그래서인지, 먼 미국 땅에 사는 우리도 맑고 고운 단풍이 드는 가을이면 모국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세계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지만 대한민국 가을이야말로 여행의 절정이자 인생 여행 타이밍이다.   단풍 하면 캐나다의 아가와 단풍이지만, 울긋불긋 오색찬란한 단풍은 그래도 모국 산천이다. 자연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단풍이라는 아름다운 선물을 내어주고 우리는 매번 그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다. 한반도를 따라 즐기는 단풍 산책, 단풍놀이보다 더 즐거운 여행이 무엇이 있을까. 여기에 전주 비빔밥, 안면도 꽃게탕, 법성 영광굴비, 담양 대통밥, 벌교 꼬막, 제주 통갈치조림과 흑돼지구이, 거제 쌈밥, 안동 찜닭에 이르기까지 지역별 최고의 밥상을 곁들인다면 가장 완벽한 가을 여행이 완성된다. 선명한 단풍색을 내는 모국의 단풍 명소들을 소개한다.      ▶경주 불국사   경주의 불국사는 수학여행지로 사랑받지만, 사실 가을철에 더욱 멋을 더한다. 초입인 일주문부터 아름다운 연못인 반야연지 인근까지 온통 노랗고 빨갛게 물들기 때문이다. 불국사 최고의 포토존으로 사랑받는 곳은 대웅전 길목의 청운교, 백운교인데 고즈넉한 분위기의 돌계단 위에서 단풍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 인생 사진이 된다. 또한 불국사에서 석굴암을 잇는 산길을 따라 오동수 약수터 일대에 이르면, 단풍나무가 늘어선 단풍터널도 만날 수 있다.   ▶부안 내소사   부안에서 최고의 단풍을 자랑하는 곳은 내소사다. 전나무 숲길 끝에 마주하는 사찰 입구 단풍은 감탄을 자아내고 직소폭포 일대는 내변산에서도 단풍이 가장 빼어나다고 일컬어지는 곳이다. 폭포 아래 물을 가둬 만든 직소보의 수면에는 붉은 단풍색이 두둥실 떠올라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직소보 위쪽 석벽으로 이뤄진 분옥담과 선녀탕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설악산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그것도 가장 진한 단풍을 펼쳐 보이는 단풍 명소다. 붉은 물감을 통째로 쏟아부은 듯 제대로 불붙은 홍단풍에 마음마저 붉게 물들어간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면 권금성이다. 정상인 봉화대에 오르면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오색창연한 단풍과 울산바위, 동해바다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취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충주호     단풍놀이 중에서도 충주호에서 배를 타고 즐기는 단풍은 단연 최고란 찬사를 받고 있다. 충주호의 단풍은 아기자기한 산세와 호수를 배경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유람선을 타고 월악산, 옥순봉, 구담봉, 금수산 등 단풍으로 물든 가을 호반의 정취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오색찬란 단풍 단풍 명소들 단풍 산책 가을 여행

2023-07-20

[삶의 뜨락에서] Bursting(터질 듯한)

가을이 느지막하게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가을 앓이를 심하게 하는 나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는 휴가를 얻어 가을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올해 10월 마지막 주는 거의 지친 초록이 아직도 텃세를 부리고 있다. 11월에 들어서야 서둘러 가을이 축제의 서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소녀 시절 오스트리아의 푸른 초원과 독일의 고색창연한 성을 둘러싸고 있는 농익은 단풍 숲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2011년 10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대장정의 길에 올랐다. 프라하의 찰스 다리 위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드디어 그 꿈이 이루어졌음에 감격해 한참을 울먹였다. 그다음에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철학자의 길’에서 독일 관념 철학의 아버지인 칸트가 하루에 8번씩 이곳을 산책했으며 괴테를 비롯한 헤겔, 야스퍼스, 휠덜린이 산책했던 그 산책로를 걸으며 그들의 숨결에 압도당해 온몸의 세포가 전율하며 덥석 주저앉았던 추억이 있다. 그때가 10월 마지막 주였는데 그 숲속에서 바라본 햇빛은 오색찬란한 잎사귀들을 뚫고 내 가슴을 관통했다. 스쳐 가는 바람은 찬란한 햇빛과 달콤하게 속삭이며 수천수만 가지의 절묘한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가 색채의 향연에 퐁당 빠지게 된 것은! 숲 밖이 아닌 숲속에서 올려다본 햇살!!! 잎사귀마다 고유한 색이 있고 햇빛의 강도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며 찰랑대는 색채! 그리고 그들이 서로 어울려 이루어내는 색채의 조화! 나는 그림으로 그 색채를 토해내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 꿈을 위해 헐떡이고 있다. 그 어떤 누구라도 이 산책로를 걷다 보면 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장관이었다.     많은 사람이 가을은 쓸쓸하고 외롭고 허무하다고 투정한다. 하지만 나는 가을을 성취와 완성을 재검토하는 대단원의 무대라고 믿는다. 봄에 씨를 뿌려 싹이 나고 여름에 성장하고 가을이면 무르익어 열매를 맺는 계절의 아름다운 순환이 아닌가. 나는 슬프지 않다! 겨울이 되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을 작고 단단하게 만들어 심층 가장 깊은 곳에 저장한다. 다시 태어날 봄날을 기다리면서 이 가슴 벅찬 가을을 두 팔로 안는다.    지금 내 주위는 이제 겨우 지친 초록이 자리를 내주고 있다. 가슴에 불을 지피고 절정에 오르기까지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 지난 모든 시간은 오늘의 향연을 위한 준비단계였다. 아직 못다 한 꿈이 있다면 저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듯 나 또한 내 꿈을 불태우리라. 당당하고 멋진 나만의 색채를 만들어보리라. 난 어렸을 적에 부풀어 터진 석류가 달린 석류나무를 본 적이 있다. 수정처럼 투명한 붉은 구슬들이 부풀고 부풀어 바깥세상 보고 싶어 더는 참지 못해 터진 가슴 같다고 생각했었다.     프랑스 작가 미셀 투르니에는 ‘예찬’에서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우정은 예찬하는 가운데 생긴다. 현실 세계는 본래 무채색이다. 그 현실에 색깔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의 눈이고 예찬이다”라고 했다. 삶이 지루하고 고달플 때 그리고 온 세상이 잿빛으로 보일 때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인생의 부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많이 느끼고 감동하며 사느냐에 달려있다. 감동을 하여야 감동을 줄 수 있다. 내 가슴 속에 타고 있는 불빛이 있어야 그 불빛을 전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감동을 하였는가. 가슴 멍한 경험을 했는가. 영감 받은 일이 있는가? 스스로 물어본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bursting 가을 여행 초원과 독일 독일 관념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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